컴퓨터 안에 있는 지나간 사진들을 조금씩 정리하는 중인데, 이렇게 블로그에 기록을 남겨두면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틈틈이 사진들을 찾아 정리해서 올리고 있다. 이제 시애틀을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고, 곧 여름이 올텐데 올 해 여름은 예전보다 빨리 들이닥칠거라는 예보들이 들려온다. 어쩌면 라벤더도 예년보다 조금 더 일찍 만나보게 될 수 있겠다 싶어서 생각날 때 글을 올려둔다.
워싱턴주 세큄(Sequim)은 매년 여름이면 라벤더로 물든 평야가 장관을 이루는 특별한 도시다.
특히 7월 중순에 열리는 '세큄 라벤더 페스티벌(Sequim Lavender Festival)'은 전 세계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끄는 대표적인 여름 행사다. 세큄은 ‘미국의 라벤더 수도(The Lavender Capital of North America)’로 불릴 만큼 수십 개의 라벤더 농장이 몰려 있으며, 각 농장은 다양한 체험과 볼거리를 제공한다.
제작년 가족들과 다녀온 곳은 ‘퍼플 헤이즈 라벤더 팜(Purple Haze Lavender Farm)’이었는데, 짙은 보라색과 연보라색이 어우러진 라벤더 밭이 시야 가득 펼쳐졌고, 그 향기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느낌이었다.
180 Bell Bottom Rd, Sequim, WA 98382
라벤더 사이사이를 자유롭게 거닐며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인생샷 명소로도 유명하다. 또 다른 인기 농장으로는 ‘세큄 라벤더 컴퍼니(Sequim Lavender Company)’가 있다. 이곳은 드넓은 밭과 함께 아기자기한 기념품샵, 피크닉 테이블이 잘 마련되어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추천할 만하다. ‘포트 윌리엄스 라벤더 팜(Jardin du Soleil Lavender Farm)’도 추천한다. 유럽풍 정원 같은 분위기에서 라벤더 제품을 체험하고, 현장에서 라벤더 디스틸링 과정을 볼 수 있어 교육적이기도 하다.
라벤더는 단순히 아름다운 보랏빛 꽃이 아니라, 다양한 효능으로 인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식물이다. 그 향기는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숙면을 유도하는 데 도움을 주며, 라벤더 오일은 살균 및 소독 작용으로 피부 트러블 관리에도 효과적이라고 한다. 또한, 라벤더는 불안 완화, 두통 완화, 상처 치유 등 다양한 건강상의 이점을 제공하며, 이러한 특성 덕분에 아로마테라피, 스킨케어, 차, 베이킹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. 실제로 농장에서 만들고 판매하는 라벤더 아이스크림을 사먹어봤는데, 아이스크림에서 진한 라벤더 향이 나는게 굉장히 특별했다.
페스티벌 기간에는 세큄 다운타운에서 열리는 마켓도 빼놓을 수 없다. 수공예품, 지역 특산물, 라이브 음악 공연까지 더해져 마치 유럽의 시골 축제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. 2025년 페스티벌은 7월 18일부터 20일까지로 예정되어 있으며, 방문 전 웹사이트(sequimlavenderfestival.com)에서 행사 일정과 농장 지도를 확인하면 더욱 알찬 여행을 준비할 수 있다. 세큄은 시애틀에서 차로 약 2시간 30분 거리이며, 페리 이용 시에는 베인브리지섬 또는 에드먼즈-킹스턴 루트를 통해 진입할 수 있다. 주변에는 올림픽 국립공원도 있어 하루 코스로 함께 즐기기에 좋으니 이번 여름, 보랏빛 라벤더 밭 속에서 향기로운 추억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?